노벨상과 돈 되는 학과
루테티아 군의 포스트 "돈 되는 학과"에서 트랙백.

이번 학기에 난 荻野(오기노)先生의 電子物性(전자물성)이라는 과목을 듣는다.

수업 시작하면서, 마악 발표된 노벨 물리학상의 이야기가 나왔다.

일본인 세 명이 수상한 노벨 물리학상, 이 연구들이 다 일본에서 이루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南部(난부)씨가 한 연구는 미국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미국 국적으로 바꾼 지도 꽤 됐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인이니까 일본인 세명이 노벨상을 탔다고 생각하자.

라는 잡담을 시작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가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셨다.
뭐 소립자 쪽이니 전자물성에서 다루는 것보다 훨씬 작은 세계지만, 그냥 참고 삼아서.

선생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한국 포털사이트의 뉴스에서 읽은, 한국도 노벨상을 탔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쓴 기사들이 생각이 나서 쓴웃음이 나왔다.

한국 이공계에서 노벨상이 나올 수 있을까. 내가 한국 이공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외부인이니 뭐라 왈가왈부하는 것도 어이없을 지 모르지만, 일단 내 직접적 경험과 간접적 경험을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다.

뭐 그나마 누군가 열심히 해 주면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을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봤자 외국에서 연구한 한국인 정도겠지.
외국에서 연구하는 사람이면 그냥 그 나라 사람이라고 분류해 두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한국인이 됐던 미국인이 됐던, 연구한 성과는 결국 그 연구실이 있는 나라 꺼지 연구원 꺼가 아니잖아?


순수자연과학쪽을 가면 돈 벌기 힘들다는 건 내가 공대생이라 이과대 상황을 잘 모르니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공대에서도 당장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분야를 연구하고 졸업하면 역시 한국에 취직하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핸드폰이나 반도체 관련 연구실을 나오면 취직 걱정은 거의 없다는 것에 안도해야 하나? 그것 참 긍정적인 사고방식이구만.


뭐 결국 당장 돈이 안되는 분야는 투자가 안된다는 것이 문제지. 기업에서야 연구원들 월급주고 장비값 대주고 해서 본전은 뽑아야 하는데, 노벨상 탈 만한 연구를 설마 하겠어? 그럼 누가 해, 정부에서 해야지.

그런데 정부에선 실용 운운하며 취임 초기부터 국책연구소들을 말아드셔주셨으니.
대덕, 연구소 통폐합 급물살타나... - 매일경제 2008. 05. 15

이번에 노벨상을 탄 연구 내용을 보자구. 이런 연구를 한국에서 어디 하는 데가 있나? 그만큼 관심(과 돈)을 쏟기는 했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두 명이나 있는데도, 나머지 한 명이 미국계 일본인이라고, 일본에서도 그런 인프라를 갖추자고 얘기가 나오는 판에 한국 뉴스에서 써놓은 글들을 보면, 비웃음이 나올 뿐이다.



나야 일단 공대생인데다가, 그마저도 노벨상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을 분야기 때문에 누가 나한테 노벨상 타오라고 해도 곤란하지만.
by ceraduenn | 2008/10/12 20:18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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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테티아 at 2008/10/18 21:28
트랙백을 했는지 이제야 알았군 -_-ㅋ;;

그래... 사실 내가 쓴 글의 근본적인 원인도 정부나 대기업이나 이공계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이렇게 노벨상을 타는 일본도 인프라 얘기를 하는 판이라면 한국에서 기대할 노벨상은 이제 문학상뿐인 듯.
Commented by ceraduenn at 2008/10/18 22:07
문학도 딱히 인프라 없이 발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냐.
자연과학처럼 축적된 지식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더라도, 일단 사람들이 문학 작품을 사 읽을 만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하는데
실용서면 몰라도 소설은 그다지 인기가 없고, 그나마도 번역서들이 대부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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