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을 어디서 볼까?
이미 거리는 크리스마스 기분이다. 아무리 봐도 오버기는 한데, 10월부터 할로윈을 준비하더니, 할로윈 끝나기가 무섭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나돈다.

할로윈도 크리스마스도 휴일이 아닌 이 나라에서 이런 서양 명절을 열심히 챙기는 이유는 아무리 봐도 장사 때문이라고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사는 지역이 지역인 만큼, 할로윈 사탕하며 크리스마스 케익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을 거다.

뭐 어쨌든, 벌써 연말이 가까워졌다는 것은 확실하니까.


작년에는 후배들 집에 모여서 놀다가, 해가 뜰 때 쯤 즉흥적으로 몇 명이서 大さん橋오산바시에 가서 일출을 봤었다. 일출도 일출이지만, 그 드넓은 大さん橋의 데크가 사람으로 꽉 차 있는 광경도 장관이었다.


올해는 여자친구와 함께 일출을 보자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역시 일출은 바닷가가 제맛일 것 같다는 생각에, 鎌倉카마쿠라나 江ノ島에노시마를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돈은 좀 들더라도 차를 렌트해서 가면 따뜻한 집에 있다가 새벽녘쯤 출발할 수도 있고, 차 안에서 히터를 틀면 오돌돌 떨 일도 적을 거고, 돌아오는 길도 편할 거고, 담요나 도시락 챙겨 가기도 편할 것 같은데, 차 멀미가 있는 여자친구는 전날 밤 마지막 전철을 타고 가자고 한다.

나도 학생 커플이 괜히 사치할 필요는 없다 싶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 사람이 몰려서 주차할 데 찾기도 힘들 것 같고, 물론 주차료도 많이 들 거고, 애초부터 렌터카도 예약이 꽉 차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전철이 끌리기는 한다.

담요 챙기고, 보온병에 따뜻한 차를 담아 가고, 옷 두껍게 입고, 핸드폰 배터리를 빵빵하게 채워서 간다면 밤을 지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하긴, 새벽녘에 와가지고는 자리 잡지도 못하겠지.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비 오면 다 말짱 꽝이니까.
by ceraduenn | 2009/11/25 07:38 | 요즘생활 | 트랙백 | 덧글(0)
웹 브라우저 호환성은 정말 골치아픈 문제였구나
지금까지는 그냥 엔드유저의 입장에서, "이 사이트는 파이어폭스에서 깨져 나오네, 짜증나, 뭐 이따위로 만들어 놓은거야, 아마추어도 아니고" 같은 생각을 하고 살았다.

내가 지금 작은 사이트 하나를 만들고 있는데, 정말 단순한 레이아웃이라 만만하게 보다가, 익스플로러에서는 엉망진창으로 깨져 나와서 깜짝 놀랐다.

파이어폭스로만 모니터링하면서 만든 녀석을 그 악명 높은 익스플로러 6에서 봤으니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하지만 이 사이트에 들어올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익스플로러로 들어올 거고, 거기에 대고 웹 표준이 어쩌고 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고, 별 수 있나. 인터넷을 찾아보니 CSS핵이라는게 있더라. 그대로 써야지 뭐... 내가 웹 전문도 아니고...

나도 거의 항상 파이어폭스를 쓰지만, 가끔 익스플로러 전용인 한국 사이트를 쓸 때는 가상 머신이나 넷북의 XP에 설치된익스플로러 6을 쓰고 있고, 드물게 쓰는 거 업그레이드 하기도 귀찮고, 퍼포먼스 문제도 있어서 상위 버전 익스플로러를 설치할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니까.

익스플로러 6은 쓰지 말자고 캠페인을 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당장 이미 퍼질대로 퍼진 익스플로러 6이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사라져 주는 것도 아니고, 당장 내 블로그 로그만 보더라도 익스플로러 6이 무려 50퍼센트나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요새 넷북이 인기가 많은 만큼 쉽게 익스플로러 6이 사라질 것 같지도 않고.
by ceraduenn | 2009/11/25 07:07 | 컴퓨터 | 트랙백 | 덧글(5)
갑자기 방문자수가 쩐다.
방문자가 하루 다섯 명 정도였던 내 이글루에 갑자기 하루 네 자리 수의 방문자가 들어왔다. 지금 보니까 천 이백 명을 넘겼더라. 이유는 어젯밤 올렸던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는 답이 없어 보인다.라는 글 때문이었다. 트랙백도 들어오고, 덧글도 많이 달렸다. 나조차도 내게 블로그가 있는지 잊어버리고 사는 수준의 블로그여서 좀 신기했다. (어젯밤 올린 글도 세 달 만에 올린 글이니까.)

내 글을 트랙백 한 글들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고, (또한 한국에 가서 일할 생각이 사라지기도 했다. 내가 소프트웨어 개발로 먹고 살 일은 없겠지만.) 처음엔 이 부분에 대해서 또 글을 올릴까 했는데, 너무 바쁘다ㅠ 점심도 10분만에 후다닥 먹었고, 지금까지 저녁도 못 먹고 있다.

아, 근데 내 블로그에서 익명 사용자들이 싸우는 건 좀 짜증났다. 그걸 보고 또다른 익명 사용자는 "ceraduenn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고 있고. 리퍼러를 보다 처음 보는 도메인이 있길래 가보니 루리웹이라는 사이트에 "자기블로그에 익명으로 놀기"라는 게시물로 링크가 올라가 있더라. 뭐라 하기도 귀찮다.

암튼 다행인 건 내가 일할 때는 트랙백 된 글들에 나온 "갑" 같은 고객이 없었다는 거. 이 나라에도 한국 같은 문제가 없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큰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덕에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현실을 모르고 교과서 이야기를 써 놨지만. 근데, 트랙백된 글들을 보면 참 심각한 문제인데 왜 매체에서 다루지 않는 거지? 나만 못 본 건가? 어쨌든 나야 이쪽이 본업이 아니니 맘에 안 들면 언제든지 때려쳐도 되니까 또 다행.


잡생각 하나. 밸리에 글 보낼 때는 좀 신중하게 해야겠다. 덧글로 남기긴 내용이 길어서 트랙백 걸어 써놓고 별 생각 없이 밸리에 올려놓은 건데, 제목을 과격하게 달아놔서 그런지 반응이 대단하다.

잡생각 둘. 전혀 이성적이지 않은 공격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갑"한테 심하게 데인 것 때문에 일단 고객 입장이라고 보이면 자동으로 공격하는 건가, 또는 자기 업계가 비판당하니까 자기가 비판당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잡생각 셋. IT라는 분야는 정말 넓다. 난 그래서 내 글에는 일부러 "소프트웨어 업계"라고 썼는데.

잡생각 넷. 만약 영세한 대리운전업체가 많아져서 사고나도 보험처리도 안되고 심지어는 강력사건이 발생하게 된다면 그건 대리운전업계의 문제다. 그건 모든 대리운전업체들이 문제라는 건 아니고, 누군가가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는 뜻이다. 업체들끼리 협회를 조직해서 해결해 나가거나, 정부가 대리운전업체에 대해 규제를 만들거나. 이런 뜻으로 한 말을, "너희가 나빠"로 알아듣고 열받으면 더 할 말이 없다. 내가 한국어를 못하는 건가? 적어도 수능 언어영역은 만점이었는데.

잡생각 다섯. 프로젝트 전체를 맡아 진행할 개발 업체와, 그 안에서 일부를 담당할 개발자 개인을 혼동하는 듯한 반응도 있더라. 어쨌든, 체스 규칙을 알아야 한다고 한 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전원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고 요구분석을 맡은 사람에 대한 거다. 코딩하는 상류공정에서 내려온 결과물들 보면서 만들면 되는 거고. 요구분석 한다고 고객과 얘기하러 가서 말이 안 통하면 안되잖아. 근데 또 기본적인 내용이라니까 부전공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지, 아니면 원래 완벽주의자인지...
by ceraduenn | 2009/11/10 21:08 | 요즘생활 | 트랙백 | 덧글(1)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는 답이 없어 보인다.
블로그 "국진이네 집"의 개념없는 갑에서 트랙백

소프트웨어 공학에는 요구분석이라는 것이 있다.
고객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문가인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고객이 자기가 무엇을 부탁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업체는 그 부분에 대해 물어보거나 해서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그 과정이 요구분석이다. 앞도 뒤도 없이 지뢰찾기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칸은 몇 개로 할지, 랭킹은 몇 위 까지 기억할 지, 심지어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키보드로 할 지 마우스로 할 지도 물어보고 구체적인 사양서를 작성해야 한다. 사양서는 고객이 작성하는 게 아니고 개발업체가 작성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공학 시간에 그렇게 배웠다. 자기들이 요구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객을 욕하는 건 참 어이가 없는 일이다.

애초에 요구분석이 엉망이니, 프로젝트가 잘 되면 다행이지만 잘못되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정이 오버되고, 제대로 구현되어야 할 기능이 구현이 안 되고. 속 타는 건 고객인데, 오히려 불만이 나온다. "돈은 눈꼽만치 주는 주제에 눈만 높아서 프로그램 퀄리티에 대해서 불평도 엄청 많다." 돈이 적다면 애초부터 입찰에 참가하지를 말던가. 자기들이 이 돈 주면 하겠다고 참가해 놓고서는 나중에 후려치네 어쩌네 그러는 건 아니지 않나?

어떤 분야에서 사용될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그 분야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는 것은 문제다. 체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실 분을 찾는다고 해서 온 사람이 체스 규칙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면서, 고객이 어이없어 하니까 프로그래머가 개발만 잘 하면 됐지 체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냐고 하는 격이다. 체스를 잘 둘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말을 움직이는 법 정도는 알아야 체스 프로그램 만들겠다고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 아닌가. 애초부터 체스에 대해서 모르면서 사양서가 제대로 써질 리가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 공정으로 봐서 하류에 있는 사람들도 체스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고객과의 회의에 참석할 상류 공정을 맡은 사람들은 알아예 하는 거잖아. 아니면, 설마 코딩작업만 맡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 놔두고 회의에 참석하는 건가?

CMM이나 CMMI을 따지 않는 게 갑 때문이라는 것도 어이가 없다. 영세해서 능력이 안돼서 못 따는 게 아니고? 제조업체들도 ISO인증을 받는데, 소프트웨어 업계라고 특별 취급을 바랄 수는 없다. 함량 미달의 업체들이 난립하는 것은 어떤 업계를 불문하고 그 업계의 문제다.

그렇다고 고객이 CMMI가 뭔지를 알아야 하나? 고객은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였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잘 해결을 하지. 개발업체들이 자기들은 CMMI를 땄고, 그렇기 때문에 안 딴 업체들에 비해 어떤 점이 좋다고 어필을 하면, 듣도 보도 못한 회사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프로젝트 따가서 말아먹는 일에 지친 고객들이 선택하겠지.

그래도 고객들이 무조건 싼 회사들만 찾는다면, 그냥 접고 다른 일 알아보면 된다. 동네 구멍가게조차 대형마트한테 화를 내면 냈지 손님이 안 온다고 손님한테 화내지 않는다.
by ceraduenn | 2009/11/10 00:09 | 뉴스감상 | 트랙백(4) | 핑백(1) | 덧글(26)
불꽃놀이
8월 1일 みなとみらい미나토미라이에서 불꽃놀이가 있어서, 시험으로 정신없을 때에도 여자친구와 다녀오려고 벼르고 있었다.

浴衣유카타 입고, 下駄게타 신고 만반의 준비를 해서 나갔다. ”우리는 지금 불꽃놀이 보러 가는 커플이에요”라고 광고를 하는 듯한 차림새로 집 앞에서 버스를 탔을 때는 좀 쪽팔리기도 했는데, 横浜요코하마까지 나가니까 浴衣차림의 사람들도 많아서 그나마 다행.

横浜에서 桜木町사쿠라기쵸로 가는 전차는 사람으로 완전 가득 찼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불꽃놀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 桜木町에서 거의 대부분이 우르르 내렸고, 개찰구로 우르르 몰려가서, 우르르 나갔다. 개찰구 앞에서는 경광등을 든 아저씨들이 저쪽입니다 라고 계속 사람들을 몰아갔고, 한국에서 닭장차라고 부르는 경찰 버스가 통로와 도로를 구분짓고 있었다.

渋谷시부야의 스크럼블 횡단보도에서나 볼 만한 광경을 桜木町에서 본 건 또 처음인 듯 싶었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건물 내부를 통해서는 가지 못하도록 막아놨고, 다리 무너질까봐 다리위에서 멈춰서 구경하지 말라고 경찰 아저씨들이 열심히 소리를 치고 있었다.

바다 위에서 쏘는 거라서, 赤れんが아카렌가쯤 가서 보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나는 그 생각을 역에서 내리자마자 접어야 했다. 赤れんが는 커녕, 월드 포터스, 코스모 월드, 다 가려니 까마득했고, 일찍 출발한 것도 아니라서 거기까지 가다가 불꽃놀이는 끝나 있을 것 같아, 그냥 가는 도중에 적당한 주차장에서 구경했다.

주차장은 영업 중이었는데 사람들은 많고, 그래서 관리 아저씨가 계속 경광등을 흔들며 차 지나가니까 비켜달라고 소리를 쳤다.

불꽃은 멋졌다. 8000발 규모라고 하는데, 한 시간 반 동안 열심히 터뜨렸다. 쉬지 않고 터뜨리는 건 아니었고,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터뜨리기를 수 회 반복했는데, 그 사이에 몇 분 간 간격을 두었다. 아마, 터진 뒤의 연기가 좀 흩어지라는 것과, 큰 불꽃 뒤에 작은 불꽃을 바로 터뜨리면 볼품이 없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 같다. 적당히 흐린 날씨라서 하늘에 적당히 낀 구름이 스크린이 되어, 불꽃이 더욱 휘황찬란하게 빛났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돌아오다가 퀸즈스퀘어 앞의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이 보여서 구경을 했다. 어떤 아저씨가 마술과 곡예를 하고 있었는데, 불꽃놀이가 끝나고 가려던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평소의 거리공연에 모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불 쇼도 인상적이었지만, 올해로 11년째라는 아저씨의 능수능란한 진행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맥도날드에서 적당히 저녁을 먹고, 걸어서 요코하마로 돌아왔다. 전차를 타도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고생하는 건 매한가지일 거고, 모처럼 데이트도 즐기려는 생각이었다. 사실 많이들 걸어서 가더라.

요코하마에서 プリクラ프리쿠라를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게임센터 앞으로 줄을 서 있는 것은 처음 봤다. 浴衣를 입고 와서는 이런 날 아니면 또 언제 입겠냐며 プリクラ를 찍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들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11시 버스를 타지 않으면 발에 익숙하지도 않은 下駄를 신고 물집 잡혀가며 언덕을 올라 집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일단 집에 돌아왔다.

역시, 横浜에 사는 이상 臨港パーク의 불꽃놀이는 한 번쯤 가 줘야 한다고 느꼈다.
by ceraduenn | 2009/08/03 04:58 | 요즘생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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